일상/회고

2024 7주차 회고 | 마이크로 우울증

띠용- 2024. 2. 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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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들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일에서 기운이 확 꺾이니 내 일상속 에너지가 팍 줄어버렸다. 누굴 만나도, 힘든 내색을 마구 하며 지낸다. 요즘은 그렇게 위로로 얻는 힘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예전에 비하면 일과 공부에 쏟는 노력은 절대적으로 적은데, 꾸역꾸역 최소한의 할 일만 하면서 사는 것같다.

요즘은 시험기간이라고 원래 다니던 도서관에선 입장 금지를 당한지라, 또 다른 학교의 도서관에 가고있다. 법 과목 페이퍼를 제출하기까지 학교 수업이 없는 덕에 나도 풀타임 학생의 일상을 체험 중이다. (우리학교 도서관은 평일에도 일찍 문을 닫고, 주말엔 열지도 않아서 아직까지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

그렇게 최근 며칠간 가고 있는,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다니는 학교의 도서관. 눈에 띄게 “한국-일본” 섹션이 있어 어제 간단히 할일을 마치고 둘러보다가 내가 공부했던 초등학교 교과서를 발견했다. 공부? 아님 인정받는 것 자체에 심취했던 그 시절의 나… 촉망받는 학생이었지 하하


짝꿍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짝꿍이 이런 말을 했다. “학교 다니기 전엔 한달에 두세번은 마이크로 우울증이 왔었는데, 머릿속에 감정은 넣을 새조차 없이 바쁘게 사니 그 우울감이 완전히 사라졌네”

짝꿍과 시차가 있기도 하고 요새 짝꿍의 비자문제로만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어 내가 요즘 힘들단 말을 통 못했으니 다시 그 마이크로 우울감이 온지 몰랐을 거다. 그러나 나는 그 말 듣고보니 내가 지금 우울한것도 일상이 널널해져서 그런것이려나 싶어 뜨끔했다… 그러니까 우울해서 일상을 쉬엄쉬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인과 관계가 반대였던 것은 아닐까. 나를 미친듯이 바쁘게 굴려야 우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럼 미친듯이 바쁘게 굴리기 싫을 땐 어떡하지? 그렇게 조금 쉬었더니 그 틈새로 우울감이 밀려올땐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우선 3월에 쭉 휴가를 내보기로 한다.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일에서 거리를 두어야겠다.

그 외에도,
운동은 계속 꾸준히 한다.
비타민을 조금 더 신경써서 챙겨먹는다.
할일은 놓치지 않고 한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한다.

등등…. 나의 방식으로 천천히 가되, 멈추지는 않기로 다시한번 마음 먹어본다.

위의 생각들 다 필요없고, 그냥 긴 겨울에 지친 나약한 인간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렇게 조금만 더 지내다 보면 따뜻한 봄 햇살에 나도 모르게 기운을 얻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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