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9주차 회고 | 일단 하기나 할 때
요즘 베를린 날씨가 정말 좋다. 오늘은 날이 좋다 못해 햇볕이 뜨겁고 상상속 “하늘 색” 하늘이 창창하다.
드디어 여름날이 만연하니 공부하기 싫다는 핑계가 생겼다. 그럼에도 지난 몇주동안 다짐했듯이 일단 하기나 하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이번주 내내 꾸역꾸역 퇴근 후, 주말에 도서관에 갔다. 지난 몇달간처럼 집중해서 공부하지는 않았을지언정 그래도 꾸역꾸역 앉아있었더니 생각보다 학교 과제 (프레젠테이션, 소논문)의 많은 부분을 완성했다. 다시한번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하는 것의 힘을 실감했다.
꾸역꾸역 도서관에 가던 어느 날, 너무 공부하기가 싫어서 도서관 앞 마트에서 물이나 한 병 더 사려고 했는데 빈 병 수거기 (플라스틱 분리수거 기계인데 병을 살 때 가격표에 25센트를 더해서 지불하고, 빈 병은 여기에 넣으면 종이 쿠폰 형태로 25센트를 받을 수 있다)에 큰 봉투를 잔뜩 들고 있는 사람들이 줄 서있었다.
공부하기 싫은 마음에 (ㅋㅋㅋㅋ) 좀 기다리지 뭐 하고 맨 뒤로 가서 서 있는데, 갑자기 앞에 서있던 사람이 “한 병밖에 없는거면 내가 대신 바꿔줄게” 하더니 25센트를 주었다.
공정한 거래(?)이긴 한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25센트의 가치를 실물로 보는 느낌이 아주 생경해서 그 기분을 기록하려고 사진을 찍어두었다.

그래도 할 일을 많이 끝내두었으니 오늘은 운동을 갔다가 후련한 마음으로 학교 동기들과 피크닉을 가고있다. 여기 4년 넘게 살면서도 한번도 안가본 공원인데 간식거리와 돗자리를 챙겨 공원으로 향하는 걸음이 나름 신이난다.
그리고 저녁은 구 동료와 함께 일본 라면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날도 좋고 기분도 좋고… 오늘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내일부턴 퇴근하고 할일 열심히 마무리하며 새로운 한 주를 보내야지! 금요일/토요일에 발표가 있어서, 이미 완성한 피피티에 살을 붙여 대본을 준비하면 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