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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시리즈 영화를 봤다. 처음엔 히스 레저의 다른 영화(a knight’s tale)를 통해 본 그의 연기가 인상적이어서, 그의 연기가 대체 어떻길래 레전드로 회자되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이었다. 다 보고 나니 그의 연기는 말 할것도 없고, 그보다 다크나이트 영화를 통해 생각했던 몇가지 포인트를 기록해보려고 한다.
(“메소드 연기를 보여준 히스레저, 조커,…”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의 영화를 본 건 처음이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조커 호아킨 피닉스와는 다르게 훤칠하고 잘생긴 얼굴에 솔직히 놀랐다. 캐릭터 연구에 진심이었고 조커의 대사와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던데, 정말 조커 연기 때문이었을까, 불면증 신경안정제등 많은 약을 한번에 복용하다 문제가 생긴것이었다고 한다. 너무 빨리 생을 다해버려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1. 죽음에 대한 공포
조커의 등장부터, 라스알굴의 등장에서도,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혹독하다는 감옥에 감금되어서도, 주인공 브루스 웨인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그를 마주하는 상대가 먼저 말하기도 한다. ‘너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며 반쯤은 경이롭고 반쯤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하지만 뛰어넘을 수 없는 깊이의 우물같은 감옥에 갇혀서야 초인적인 힘을 가져다주는 것이야 말로 죽음의 공포라는 말을 듣곤, 목숨을 걸고 감옥 탈출 시도를 한다. 떨어질 것을 대비해 몸에 줄을 감고 그 우물을 오르는 것이 아닌 맨 몸으로 우물을 오르는 것. 그러자 여태 내동댕이 쳐졌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었다.
영화 전반에 거쳐 죽음, 공포라는 이미지는 고담 시티를 뒤덮고 있다. 하지만 죽음의 공포가 있기에 영웅이 필요해지는 것이고, 영웅성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기에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대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선택의 철학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후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완전히 망가져버린 하비 덴트는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살고, 뒷면이 나오면 죽는다고 사람들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아무것도 공평한 것은 없고, 다만 확률만이 공정한 것이므로 확률을 ‘선택’하겠다는 것이었다. 또 선택에서 조커를 빼먹을 수가 없는 것이, 그의 살인 게임에는 선택이 꼭 포함되어 있다. 하비와 브루스가 사랑한, 레이첼의 죽음도 선택에 기인한 것이었고, 무고한 시민들을 폭탄이 설치된 두 대의 배에 태운 뒤 상대 배를 폭파시키지 않으면 우리 배가 폭파된다고 선택하라고 협박한다. 그러자 사람들은 어서 투표를 해서 결정하자며 동요하고, 투표 결과는 과반수 폭파 찬성이었다.
조커의 확률 게임에서 예스를 선택했지만 결국 버튼을 누르지 못한 두 대의 배는 결국 모두 살아남는다.
확률은 공정할 것일지 모르지만 분모에 무엇이 포함되도록, 어떤 이유로 ‘선택’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세상은 흑백논리로 양분된적이 없는지 모른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그럴듯해 보이는 두개의 선택지로만 세상을 나눈다면 그 사이에 놓일 수 있었던 수많은 답안들은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지.
3. 허가의 의미
악당은 배트맨에게 더 고통받아야 한다며, 내 허락 없이는 죽을 수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배트맨도 반격하면서 그 대사를 그대로 인용한다. 그 장면을 보며 세상에서 실은 허가가 남용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삶과 죽음이야 말로 (죽음도 사실 삶을 포기할 권리라고 보는 입장은 많이 배격되는 듯 하지만 어쨌든) 지극히 개인의 영역인데 타인이 허락한다는 발상 자체가 역설적인 것이지 않나. 나는 내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할 일을 누군가의 허락에 기대고 있지는 않았을까, 돌이켜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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