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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5주차 회고 | 후회없는 마무리

일상/회고

by 띠용- 2024. 4. 14.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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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부로 면접을 위해 뒤셀도르프로 다녀왔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베를린 중앙역에서 출발해 뒤셀도르프 기차역까지 거의 다섯시간. 중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한시간 가량 지연되었긴 했지만 도착해서 느긋하게 오피스로 도착해서 면접을 보았다.

중앙역에 도착해서 본 뒤셀도르프는 생각보다 훨씬 작고 복잡한 느낌이었다. 도착해서 인터뷰까지의 시간이 약 두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서 우선은 오피스 위치를 파악하러 오피스로 가는 트램을 탔다. 중앙역엔 여러 물질에 취한 (…) 사람들이 종종 보였지만 이제 이건 너무나 익숙한 광경. 트램을 타고 역에서 점점 벗어날수록 아기자기한 도시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베를린보다 훨씬 천장이 낮고,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조금 더 오래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렇게 트램에서 내리자마자 보게 된 오피스는 번쩍번쩍했다. 구글맵에 있는 사진보다는 다운그레이드 된 느낌이긴 했지만 어쨌든 통유리에 두개 건물을 쓰는 커다란 빌딩들. 조그만 도시에서 대단한 랜드마크인것 처럼 떡하니 놓여있었다. 오피스 위치도 알았겠다, 미리 파악해둔 카페로 향하는데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훨씬 가까웠고 카페 안에는 내가 면접을 본 회사의 직원들이 사원증을 목에 걸고 미팅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베를린보다 훨씬 포멀하게 차려입은 사람들과 다양한 인종들이 독일어나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벅차올라 더욱 긴장이 되었다. 3시 반부터 5시까지 한시간 반 진행되는 인터뷰였기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갔다가는 머리가 파바박 돌아가지 않을까봐, 혹시 고요한 중간에 폭풍 꼬르륵 소리가 날까봐 타이 밀크티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나에겐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고 했는데 샌드위치를 먹으며 둘러보니 다른 사원증을 목에 건 사람들은 그걸 카드 리더기 같이 생긴 기계에 삑 대는걸 보니 회사와 카페 간 어떤 제휴가 있는 듯 했다. 샌드위치는 우걱우걱, 밀크티는 몇모금 마시지도 못하고 화장실 거울을 보며 매무새를 점검했다. 오피스 건물로 향했다.

입구 리셉션에서 신원 확인을 하는데, 시스템에 뭔가 제대로 등록이 안된건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려 결국 내 면접관 중 한명이자 미래의 팀장님이 직접 내려오셔서 상황이 해결되었다. 번쩍번쩍한 건물을 한참 지나, 커다란 미팅룸에서 조금 시간이 지나자 인사 담당자와 내 팀의 임원까지 총 세명의 면접관이 자리를 잡았다.

면접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고 느꼈다. 예상했던대로 아무래도 내 인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느낀적은 없었는지, 다른 사람들이 제 때에 자료를 제출하도록 어떻게 격려하는지 등등… 그러다 아무 사전 공지도 없이 갑자기 written assessment 를 제시하시면서 10분동안 생각해보고 분석 결과를 전달하라고 하셨다. 당황스러웠지만 잘 할수 있다고 막연히 믿었다. 자료를 받아보니 수력발전소의 2024, 2025년 매출이익과 관련된 내용이었고, 수력발전은 일로서 접해본 적은 없지만 학교 수업을 통해서 간단하게는 알고 있던 내용이라 생각해본 내용들을 정리해서 발표했다.

아주 간단한 표에 숫자 계산을 하고 그 숫자들이 어떤 의미일지 이야기 하는 게 과제였는데 분석하기엔 파악되지 않는 내용이 많아서 그냥 그대로 이야기했다. “ 2025년의 예측 전력가는 아마도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딘것과 Commodities 가격이 낮기 때문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전년 대비 25% 이상의 급격한 하락이 있기 때문에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매전도 어떤 전략으로, 수력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언제 팔고 언제 저장할지 시행된건지, 그 매출도 카테고리가 1대 1로 매칭이 되지 않아 구체적인 지표를 제시하기 어렵다. 또한 매전 선물 계약 가격은 계약 기간 등 어떤 조건으로 무엇에 대해 체결한건지 제시되지 않아 분석이 어렵다. 다만 여기에 제공된 숫자들로 도출할 수 있는 내용은 전년 대비 어쩌구 저쩌구… ”

그걸 들으시고는 Vice President 인 분이, “많이 놀랐다. 내가 이 과제를 받았어도 딱 그렇게 이야기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주는 피드백이다.” 라고 칭찬을 하셨고, 인사 직원은 “더 어려운 문제 가져오셔야 할 것 같은데요.” 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게 면접은 잘 마무리 되었고, 다른 지원자들과도 면접을 진행해야 하기에 최종 결과 발표까지 몇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안내하셨다. 기대치를 조율하기 위해 굳이 언급하는 거라고 하시던걸 보니 formality 로써 물리적으로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신건지, 아님 “네가 이렇게 끝장나게 잘본것 같아도 아직 끝이 아니니 방심하지 말라”고 하신건지… 암튼 몇 주는 기다려봐야 한다.

밖으로 나가기까지 팀장님이 에스코트를 해주셨는데, 회사 주변에 일식 한식 맛집 거리가 있다고 소개해주시고는 “뒤셀도르프에 익숙해져 두세요” 라고 언급하셨다.

날아갈 듯 행복했고, 뛸 듯이 기뻤다. 짝꿍에게 바로 전화해서 이렇더라 이야기를 하니 그도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기뻐했다.

사실 결과 발표까지 몇 주가 걸리는 것도 나에겐 유리하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몇주 전 갑자기 팀장님께서 날 부르셔선 우리 팀원 전체의 연봉 인상이 논의되고 있는 상태이며, 나의 경우 지금 연봉 밴드의 최소 연봉보다도 더 낮은 금액을 지난 몇년간 받아왔기 때문에 그 금액을 보너스로 보전해준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4월 급여로 보너스 받고, 받고 나서 새 회사와 아주 좋은 조건으로 계약 하고, 7월 부로 퇴사하고, 8-9월은 휴식 겸 뒤셀도르프 정착 준비기간을 거친뒤 10월 새회사에 입사하는 것.  

지금은 학교에서 2학기를 앞두고 있는데 3학기의 시작과 함께 뒤셀도르프에 정착해서 일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내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같아 설레는 마음이 크다.

기다리는 시간이 고되겠지만 더 나은 미래가 오고 있다고 굳게 믿으며… 이번 주말은 면접 본다고 긴장하고 애쓴 내 자신에게 포상 휴가를 주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엔 집들이를 갔다.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이사를 해서, 그 집에 몇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베를린에서 나름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니 면접을 보고 왔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지금 회사와 밀접하게 연이 닿아있는 사람들인지라 아직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이직한 사람의 새로운 회사 이야기, 그 곳에서의 여러가지 힘듦들… 학생으로서의 일상들, 데이팅 라이프, 애완동물 이야기 등 힘 빼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새벽 한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난 항상 사람들을 만나면 지금

최종 합격 결과가 나오면 그 때 축하 파티를 열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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