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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0주차 회고 | 삶은 계속된다

일상/회고

by 띠용- 2024. 5. 1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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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러시아 문학을 공부하면서 어디선가 봤던 문장이었던 것 같다. “삶은 계속된다”

수많은 삶과 죽음 그리고 정당성과 불합리함을 끊임없이 넘나들면서도 무심한 러시아의 정서를 정통하는 말이라고 느꼈어서, 러시아 대문호 누군가가 했던 말이라고 믿어왔는데

방금 검색해보니 그렇지는 않은가보다. 구글에서 명언 검색기를 자처하며 아래와 같은 설명을 해주었다.

The acclaimed American poet Robert Frost was asked as an octogenarian what he had learned about life, and he succinctly replied: It goes on.



내 삶도 계속되었다.

오늘 친구를 만나서 마침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의 나는 그가 없는 내 삶을 상상할 수가 없어서, 진작에 우리의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차마 헤어질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고. 그런데 그가 없는 내 삶도 있었다고.

물론 세상의 많은 것들이 그를 떠올리게 하고, 그가 생각나면 슬프고, 날 보면 항상 웃었던 그가 보고싶어 슬프지만 그 슬픔을 회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예전엔 무언가에 미친듯이 몰두하거나 폭식을 하는 방식으로 감정 자체를 억제했었는데, 이제는 내 마음이 슬플 때는 슬퍼하고, 몸이 좋지 않으면 쉬고, 먹고 싶은게 있으면 먹고, 피곤하면 잠을 더 자고… 내 자신에게 자유를 주었다. 그러니 30년 가까이 살면서 처음으로, 내 자신을 돌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짐 이후로도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어쩌면 그냥 게으름을 피우면서 좋은 핑계를 대는건지도 모르겠다. 마침 초등학교 중학교때 아주 친했지만, 내가 경쟁심을 크게 느끼고, 동시에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열등감을 주었던 친구가 이번에 포브스 아시아가 선정한 30세 미만 사업가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포브스에 하이라이트된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정말 쉬지 않고 달리는구나 싶어 좋은 자극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생경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이라면 경쟁심에 더 불탔을 것 같은데 이제는 경외심이 드네. 그 친구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멋지다.”

나의 한계를 인정해버리고 만걸까, 아님 정말로 내 마음이 탄탄해져서 이런 소식 따위엔 나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을 수가 있게 된걸까.

요즘 뇌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데 “무의식적” 뇌의 활동에 대한 설명의 일부로 한국어가 등장했다. 세가지 언어 중에 난 두가지는 이해할 수 있는데 싶어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읽을수록 내가 경험한 것, 생각하는것, 생각하지 않는 것 (무의식)이 곧 나의 정체성이고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나에게 정체성이란 계속해서 알을 깨는 과정같은 것, 한계를 부수고 새로 태어나는 과정이었었다. 그런데 뇌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뉴런과 뉴런 사이 시냅스가 강하거나 약하게 연결되면서 거대한 연결망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곧 나라는 것은 무엇보다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고있다. 나의 생각을 의심하고 정답이라고 이야기 되어지는 것을 쑤셔 넣는게 아니라 나의 생각과 감정을 따라가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글을 읽는 데에도 내가 인지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속도로 내 눈은 움직이고 있고,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는 것 같아도 자가수용감각이라는 것을 뇌가 인지할 수 없으면 쓰러지고 말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건강한 신체에 감사해야 하는것은 물론이고, 건강한 어른으로 더욱 성장하려면 무의식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연습을 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와의 약속장소에 가기위해 지하철역에서 내렸는데 이런 풍경이 보였다. 보자마자 암스테르담의 한 거리가 생각났고 동시에 벽에 가득한 낙서와 지저분한 바닥이 너무나 베를린 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찍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잠이 쏟아지는 관계로 주간 회고도 이만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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