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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34주차 회고 | 나를 믿고 간다

일상/회고

by 띠용- 2024. 8. 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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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운동 다녀와서 카페에서 주간 회고를 작성할 계획이었는데, 오늘 날이 덥지도 춥지도 않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기에, 필라테스 스튜디오 바로 앞에 있는 공원에 앉아 글을 쓰기로 했다. 여긴 무슨 공원일까 구글 맵을 열어 이름을 찾아보니, 지난번에 학교 동기들과 피크닉을 하러 왔던 곳이다. 풀냄새, 볼일보는 강아지, 파티를 벌이며 노래방 마이크 들고 노래 부르느라 깔깔 신난 가족 무리. 그 안에서 아이패드를 열어 글을 쓰고 있는데, 이런 내 모습이 이제는 그렇게 외롭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예전 같았으면 이렇게 왁자지껄 행복한 사람들 틈에 왜 나만 혼자냐고 억울해했을 것 같은데, 이제는 혼자 하는 많은 일들이 익숙해졌나 보다. 예전엔 혼자 할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고 지금은 내가 혼자 하기로 ‘선택’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주는 큰 일 없이 조용히 잘 보냈다. 8월 말까지 한과목 강의를 모두 완강하는게 목표였는데, 공부하는 내용이 재미있기도 하고 무지막지한 분량에 조금 더 속도를 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압박감이 들어 속도를 낸 덕분에, 벌써 두과목을 완강하고 세번째 과목의 강의를 듣고있다. 무지막지한 속도로 인강을 들어 재끼고 나서 보니 이 속도가 아니면 도저히 개강하고 나서 병행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9월 말까지 다섯과목 완강하는게 중간 목표였는데, 일곱과목으로 상향 조정해야겠다.

아무튼 시험 합격생들의 수기를 찾아보고 추천하는 순서대로 과목을 수강하는 것인데, 앞에서 들었던 두 과목에 비해 세번째 과목은 난이도가 굉장히 쉬워서 수월하게 후루룩 내용을 소화중이다. 지금껏 살다가 금융 관련한 내용을 마주하면 무얼 모르는 지도 모르는 채, 막연하게 알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인데 하나하나 차근차근 그리고 심도 있게 배우고 있어서 아주 흥미롭다.

다만 이번에 듣는 과목의 강사가 정말 솔직한 조언을 했고 그게 머리에 맴돈다. 이 시험은 2-3년이라는 장기간을 투자해야 하는 시험이고, 예전만큼 CFA라는 타이틀이 희소하지 않아 승진같은 즉각적인 실익이 없을 수도 있으니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 것인지 본인이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레이스가 가능하다는 것. 그 말을 듣고 덜컥, 했다. 나는 이 공부를 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어떤 시험이 있고 어떤 내용인지는 알았지만 각각의 자격증이 어떤 실익을 가져다주는지 까지는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었으면 미국 회계사나 영국 회계사 시험을 볼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미 방아쇠는 당겨졌고 나의 선택에는 후회가 없어야 한다는 걸 안다. 정말로 후회가 없는지 아니면 이미 내린 결정이기에 그렇게 믿으려고 하는지 아님 둘 다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회계 장부에 숫자를 기입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보다 그 숫자가 어떤 영향을 가지고, 어떤 논리로 해석되며, 단순히 숫자를 넘어서 금융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큰 그림을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하고있는 에너지 관리 석사 학위와 함께 이 금융 자격증을 갖추면, 에너지 금융 쪽 전문가로서 나의 커리어에 날개가 돋힐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그냥 해본다. 최악의 경우에 이 자격증이 정말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들, 공부한 내용은 내 머릿속에 남으며 그게 나의 힘이다. 게다가 하고 싶었던 공부이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니 잃을 건 없다 - 투자한 비용과 시간은 최소한 그 값을 한다.

그리고 두번째 과목의 강사분이 계속해서 어려운거 안다, 힘든거 안다, 한번 들어서 이해될 내용이 아니니 세번은 듣는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하라고 이야기를 하셨음에도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딱히 없다고 느껴서 괜히 뿌듯했다. 물론 내가 잘못 이해하곤 잘 알아들었다고 착각하는 내용도 태반일테니 그걸 하나씩 점검해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래도 에너지 산업에서 일하면서 공부하면서 접한 내용들이 지식의 고리가 되어서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게 느껴져서 아, 나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구나 생각하며 기뻤다.

에너지 시장도 점점 고도화 되어가면서 금융상품의 특성을 띄게 되는 만큼, 이번 시험 공부를 통해 금융시장의 이해도를 높이면 에너지 시장에서의 시너지도 분명히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 그냥 믿는대로 가보려고 한다.



모스크바 생활을 하다 접고 한국에서 회사 생활중인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데, 요즘 최대 관심사는 돈 모으기라며 회사는 그냥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의 잔고를 생각해보면 참 터무니없다. 대학때 쓴 학자금 갚고, 매년 한국 가서 몇백만원 씩 쓰고, 거취 옮기며 큰 돈 쓰고, 대학원 학비 내고, 각종 자격증과 시험 준비하는 데 쓴 돈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기는 하다. 그래도 20대의 막바지에 선 내가 40대, 50대가 되었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꼭 해야하는 투자라고 믿는다. 논문 쓰고, 이번 시험 꼭 합격해서 연봉부터 올려야 마음이 좀 편해질 것 같다. 다음주부터 일이 엄청나게 몰려올텐데 마음 단단히 잡고 공부 열심히 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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