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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주차 회고 | 다시 루틴으로

일상/회고

by 띠용- 2025. 3. 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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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월요일부터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계속 퇴근 후 바로 집에 와서 쉬었다. 야근도 잦았어서, 집에 오는 길에 슈퍼에나 겨우 들러서 과자나 냉동음식 같은 것들을 사서, 집에 와 잔뜩 먹고는 잠들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다음날 속은 더부룩 하고, 소화도 잘 되지 않은 상태로 그 날 밤엔 또 영양가 없는 음식을 먹고… 이러다 목요일 밤 쯤 정신 차려보니 벌써 살이 쪄서 몸은 무겁고 3월의 첫 주가 지나가 있었다. 이래선 안되겠다 반짝 정신이 들어서, 다음날인 금요일은 아침부터 도서관에 와서 할일들을 정리하고, 저녁엔 곧장 운동을 갔다. 토요일인 어제도 도서관에서 할일을 좀 하다가 저녁엔 운동을 다녀왔다. 그래도 갑자기 찐 살이라 이틀 연속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운동을 했더니 다행히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다. 일요일인 오늘은 조금 가뿐해진 몸으로 아침에 커피와 함께 아침식사를 챙겨먹고 도서관에 왔다. 가족들과 통화를 하면서 느긋하게 준비하고 11시가 되어서야 온 도서관인데, 요즘 날씨가 끝내주게 좋아서 그런지 도서관에도 빈자리가 많다. 텅 빈 도서관을 보니 남들 안할 때 이제 내가 하면 되겠다, 싶어 마음 한켠엔 이상한 안도감이 든다.

이번주도 쉽지는 않았다.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했다. 회사의 새로운 팀장으로 부터 느낀 은근한 불쾌한 감정들 때문에 이직을 결심하고 이력서를 본격적으로 넣기 시작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하이라이트는 갑자기 어느날 우리집 문 앞에 놓여있던 나의 물건들과, 스페인인 전 남친으로 부터 온 22개의 메세지와 부재중 통화였다. 그와 헤어질 때 나는 그 사람 집에 있던 내 물건들은 모두 버려달라고 했었는데, 사소한것 까지 모두 챙겨놨던 모양이었다. 그걸 봤을 때 나는 “이거 필요했는데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제일 처음 들었고, 그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이제 감정이 정리가 되었구나” 싶었다.

그런데 막상 폭풍 메세지가 왔을 때는 마음이 요동쳤다. 도서관에 앉아서 그것들을 읽는데 도저히 다른 일에 집중이 안되었다. 그래서 곧장 운동에 갔다. 덕분에 천국의 계단 171층을 타면서 여러 생각들을 꼭꼭 씹어서 정리할 수 있었지만… 결론은, “흐르게 놔두자” 였다.

내가 친구로 지내자고 제안했을 때, 자긴 그럴 순 없겠다고 대뜸 장문의 작별인사를 남겨놓고선, 일주일 여 시간이 지나 갑자기 “너를 놓칠 수 없다”,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다”, “이제는 진중하게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됐다”며 자기가 계속 연락을 해도 될지, 아님 멈출지 이야길 해달라고 했다. 나는 이미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그 메세지들에 답을 하려다가, 나 자신의 감정 소용돌이를 한 김 식히고 생각해보니, 내가 왜 그래야 하나 싶었다. 이 사람은 나를 너무나 잘 알기에 나를 감정적으로 흔들어 놓을 법 한 말들을 쏟아 내는 것이고, 지금 답장을 안하는 것도 하나의 답장일테니, 그 사람이 지금 원한다고 해서 내가 굳이 불편한 말을 꺼낼 필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집 주소를 알고 있어 우리 집 문 앞에 내 물건들을 두고 갔던 사람이기에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어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어제는 집에 들어가는데 괜히 주변을 살피고 잔뜩 긴장을 하며 후다닥 집에 들어가서 모든 잠금쇠를 잠갔다. 그리고 그냥 이 사람과 더이상 아무일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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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엔 남겨 놓은 사진도 없어서, 작년 이맘때 쯤엔 무얼 했나 사진첩을 올려보니 엄마와 동생과 함께 이탈리아 남부 여행을 갔었다. 비현실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는데 막상 그 땐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그 땐 이탈리아 남부인데도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지금 베를린은 날이 참 좋아서 가디건 하나만 입어도 춥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다. 간만에 햇빛에 눈이 부시고, 따뜻한 햇살에 몸이 후끈하니 기분은 참 좋다. 옷차림도 가벼워지니 왠지 발걸음도 가볍다.

눈부신 계절이 왔다는 것은 나의 학사 일정도 끝을 향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3월 말까지 논문 제출을 완료해야 하는데 다행히 후다닥 아주 날것의 초록은 뼈대를 잡아두었고, 오늘부터 꼼꼼하게 내용을 살펴보며 다음주 까지는 작성을 완료하려고 한다. 3월이 끝나면 이제 진짜… 해방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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