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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참 바빴다. 하루에 10개 이상 잡혀있는 미팅, 중간 중간 틈틈이 빈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 그 와중에 이메일 대응하기, 맨날 뭐가 급해 죽겠는 우리 팀, 그리고 내 할일 하기... 한가지 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미팅이 안잡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점심 스킵하고 바나나로 배 채우며 (그 와중에 아침에 미리 사다놓음) 모니터만 들여다보며 지냈다. 하지만 시간 관리하는 법 + 현명하게 저글링하는 법을 배우는게 좋은 리더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훈련이다 생각하고 잘 해내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던 중, 점심 못먹고 정신없이 일하던 목요일 저녁 19시 쯤, 21시에 미팅을 하자는 나의 상사. 아뿔싸. 내가 너무 아무렇지 않은 듯 열심히만 했구나 싶었다. 나는 최선을 다하고 성장하고 싶을 뿐, 이 회사의 노예 혹은 개인의 소유물이 될 생각은 추어도 없기 때문에- 말했다. "네, 저는 집에 가서 온라인으로 참석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곤 괜히 심난해서 (일을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어딘가 불편한 한국인) 오피스에 남아있던 (12시에 출근하는 플렉스 변호사) 동료에게 하소연을 했다. 나의 회사생활을 모두 지켜보았던 친구이기에 내가 어떤 굴곡을 겪어왔는지, 지금의 대우를 받기 위해 얼만큼 애썼고 싸웠는지 아는 친구이니 웃으며 말하는 나에게 되려 화를 냈다. 그리곤 이렇게 말하는데 어찌나 힘이 되던지.
Don't let them use you, go home and study for yourself. Go!
'그래 맞다, 나 시험 준비하고 있지(??)' 상황이 쭉 줌아웃 되면서 내가 왜 이런 상황 때문에 속상해 하고있나, 정신이 들었다. 고마웠다. 사람으로 위로받고 싶지 않다면서 자꾸 이런 상황이 생기는게 웃기기도 하고. 그래서 집에 와서 회사 컴퓨터를 열었는데 회의 링크는 보내지 않으셨다. 아차 싶으셨겠지.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그 동료의 최선을 다하지 않는 업무 방식에 대해, 전문직 변호사의 여유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20대를 미친듯이 일만 하며 보냈다는, 30대가 된 지금은 무슨 이유에선지 일에 대해 의미를 전혀 부여하지 않는 그녀. 회사에서 일 열심히 안하기로 참 유명한 사람이지만 대형 로펌 출신의 변호사이다. 회사 밖에서 본 그녀는 몇 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세상의 변화,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에 관심이 많고, 예쁘고 쿨하다(!). 하지만 유럽에서 동유럽 국가 - 폴란드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아무래도 그녀에게 걸림돌이 되니, 이를 떼기 위해 독일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 회사 일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50%도 다하지 않는 건, 어차피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하기에 물리적인 한계(독일 변호사 자격증이 없다는 것)가 존재하니, 그 한계를 뛰어 넘기 전까지는 굳이 자신을 소진하지 않겠다는 결심이지는 않을까, 처음으로 문득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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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당연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회사에서의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 할줄 아는 사람은 회사에서도 태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니 좋은 어른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잘 모르겠다. 각자 다른 양의 최선을 쏟아 붓는 회사 생활, 그 밖에도 삶은 있다. 어떤 방향이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을 테지만, 나는 딱 중간이고 싶다. 내 삶에서 일은 중요한 요소이기를 바라지만 일 안팎 양쪽의 내가 균형을 잘 잡아서,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단순한 삶을 살고싶을 때도 있지만, 오래 가려면 결국은 균형을 잘 잡고 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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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엔 회식이 있었다. 여성의날 공휴일을 앞둔지라 미친듯이 달리던 상사들에게서 여러가지 리더의 유형들을 목격했다. 결코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하는 분도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무슨 요청을 하든 내가 뭘 필요로 하는지를 바로 알아차리고, 120%의 답변을 바로 준다' 의 피드백을 주셨다. 내 상사는 '너는 진짜 좋은 리더가 될 거야.', '내가 저 나이였을 때와 비교하면 훨씬 훌륭하다.' 등등 칭찬을 하셨다 (그러면서 지금같은 컨디션이 계속 가는게 아니라고 일침을 주셨다). 다른 칭찬은 권태가 올 수도 있는 대리 붙박아놓기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좋은 리더가 될 것이라는 칭찬은 기분이 좋았다. 팀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고민하면 일부러 보여주지 않아도 태가 나는구나 싶기도 하고. 내 몫을 잘 해내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들을 잘 이끄는 법, 그들과 함께 좋은 성과를 내는 법,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끊임없이 찾는 것이 답이었구나, 잘 하고 있구나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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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회사 동료와 함께 밥을 먹었다. 나를 자꾸 롤모델이라고 말하며 많이 배우고 있다고, 멋지다고 말하며 사회생활하는 이 친구.. 팀장이 팀원과 밥을 먹으면 아마도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인정과 칭찬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칭찬에 일희일비 하거나 인정받기 위해 일을 하다보면 틀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할 때 싫은 소리 듣기 싫어서 묻어가거나 모른척 치우칠 수 있다. 적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해서, 적이 될 줄도 알아야한다. 아마 내 상사도 그런 전략이지 않았을까, 이렇게 칭찬따위에 인색한 내가 대표 앞에서 너를 치켜 세워주었으니 너는 나의 소유물이다(???)ㅋㅋㅋㅋ 하지만 저는 당신이 손에 쥐는 그 이상의 일을 해낼 것이고, 한낱 칭찬을 받기 위해 노예가 되지는 않겠습니다. 늘 감사하고 엄청난 능력 정말 많이 배우고 있지만,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할 거예요!!
3월 둘째주는 공휴일이 끼어있었던 덕분에 좀 올랐다. 루틴을 깨면 꼭 주말 중 하루는 밀린 잠 보충하느라 깨게 된다... 놀아도 다음날 지장없게 12시까지만 놀아야지ㅠ
지난주에 생각한대로 시험을 등록했더니 약간 반등했다. 역시 난 뭘 하려면 돈부터 써야....🤣 4-5주차 평균치 이상으로 가려면 이번주 박차를 가해야지. 오는 주간은 출장도 다녀와야 하고 엄청나게 바쁜 한주이니 아주 고되겠지만 ☠️ 그 다음주는 휴가이니 내 공부에만 매진할 생각하며 힘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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