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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4주차 & 8월 월간 회고

일상/회고

by 띠용- 2023. 8. 2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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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루 종일 잠만 잔게 얼마만인지.. 금요일 회식을 마치고 집에 와선, 토요일은 하루종일 잠만 잤다. 눈 떠서 시간 확인하고 자고, 밥먹고 또 잠들고.. 토요일도 눈 떠보니 7시라서 좀 더 자자, 눈 감았다 뜨니 12시였다. 아차 싶어서 얼른 씻고 점심 먹고 짐 챙겨서 정말 오랜만에 집 근처 카페로 왔다.

 

자격증 준비할 당시에 매일같이 들락날락 했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이 너무 많아져 와이파이가 안되기 시작하더니 날이 무더워지며 도저히 앉아있을 수 없을 만큼 내부가 답답해서 안간지 오래였는데 이번 주말같이 늘어지는 날에는 일단 환경을 바꾸어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정말 오랜만에 다시 왔다.

 

 

다시 오니 아이스 바닐라 라떼 메뉴가 생겨있고(!!! 5.7유로라니 심하게 비싸긴 하지만 어쨌든 장족의 발전) 내부에도 에어컨이 설치되어 추울 지경이다. 점심 먹으면서 이미 커피를 한잔 해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자리에 앉았다. 바삐 무언가를 타이핑하는 내 옆사람과 노트북 모니터로 사진을 보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커플 한쌍, 그리고 그 옆엔 돋보기 안경을 쓰고 책을 읽고 계신 숙녀분이 앉아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주말을 마무리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동안의 나는, 일주일에 한번씩 회고를 통해 남기긴 했지만 정말 바쁘게 살았다. 휘몰아치는 업무량에 숨만 쉬고 일하다가 시간이 되면 나가서 학원에 가고, 2시간 반 학원 수업에도 나름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끌어올려 참여한 후 집에 오면 10시. 집에 와서도 학원에서 배운 단어 복습, 가능하면 학원 숙제도 해냈다.

 

그렇게 두달을 보내니 내 독일어 실력은 눈에 띄게 향상했다. 물론 갈길이 아직도 너무나 멀기에 한달 뒤로 예정된 시험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회고를 통해 지난 날들을 돌이켜보니 그래도 많이 늘었구나 싶다. 그렇지만 방금 주문한 음료 사이즈가 잘못 나왔다는 설명을 할 때, 직원분이 미안하다는 말을 해서 그에 대한 대답을 할 때 내 독일어는 틀리다 못해 엉망진창이었다. 뭐... 아무렴 어때! 이렇게 부딪히며 성장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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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어제 과외 선생님을 확정하려고 저녁 9시에 수업을 잡아놨더랬다. 그런데 게으르고 나태했던 나는 그 수업을 취소하고 유튜브 영상을 실컷 봤다. 몰라도 인생 사는데 하나도 지장 없는 연예인 얘기는 왜이렇게 재미있는 건지.

뭐 그간 열심히 살았으니 포상이다! 하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실컷 영상을 봤고 그 중엔 욕망-욕구-요구에 대한 영상을 하나 보게 되었다.

 

그 영상에서 소개한 철학 중에 행복이란 = 가진것 / 가지고싶은 것 이라는 수식을 소개한 철학자도 있었는데, 내가 가진것이 늘어날 수록 가지고싶은 것 또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그 퍼센티지가 변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이러이러하니 결국 적당히 만족하는 법을 아는 것이 삶의 지혜일 수 있다는 결론.

 

욕망에 대해서 생각을 잠시 해본다. 기본적인 욕구 외에도 나에게 없는 것을 갖고싶은 마음이 욕망이라면.  나는 욕심이 많고 가지고 싶은 것도 많은 욕망 가득한 사람이다. 어렸을 땐 더구나 그 갖고 싶은 것이라는 데에 한도가 없었다. 뭐든지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주입하는 사회에서 자란것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얼만큼이나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감이 없었다. 그게 나의 포텐셜을 현실적으로 깎아 내렸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받을 수 있는 지원, 나의 체력적인 한계, 정신건강 상태 등등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일반적으로' 가능한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오히려 외부환경이 나를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독기를 더 품었으면 품었지. 적당히 원하든지, 다른 모든 이들의 노력의 양을 뛰어넘을 만큼 미친듯이 노력하면 되는 양 극단 뿐만이 아니라 그 중간지점도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잡고 그것에 가까워지는 자신에 만족하며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즐거움을 느껴보질 못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늘 내 이상향은 저 멀리에 있고 현실과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내 자신에 괴로워 했다.

 

지금은 그 한도를 어느정도 정해가는 시점인듯 하다. 그만큼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가정을 꾸리고, 정착을 하기위해 애쓰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내가 원하는 지점을 높인다는 것은 나의 책임 하에 있는 다른 어떤 것들에 희생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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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나 혼자 산지도 어느덧 6년차.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안에서 나는 정신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 금요일 회식 자리에선 내가 불필요하게 많은 말을 해버려서 지금 조금 이불킥 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과거의 나의 실수를 다시 재현한다면 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 자신은 없지만 한번 더 생각은 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금요일에 실수한 나를 보니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직업적으로는 아주 많이 성장했고, 이제는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고 느낀다. 현재 회사에서 디렉터가 변경되는 상황인데 그가 내 독일 팀 헤드에게 '이제 내가 떠나는 마당에 필요한 것 없느냐' 라고 묻자, 독일팀 헤드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띠용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우리 모두가 그녀가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니 그녀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우리 팀으로 배정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게 선물이다.'

 

내 팀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기 어렵고 그 제안은 물론 농담처럼 무마되었겠지만... 요새 바쁘다고 불만 가득한 메세지만 남기기 일쑤였는데 그 말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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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욕망 얘기로 돌아가서 내가 지금 하고싶은 일들은 과연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인가? 그렇다고 믿는다. 원래 욕심 같았으면 모든 걸 다 포기하고 빚을 내어 영국이나 미국으로 대학원을 갔어야 했는데, '타협해서' 독일에서, 일과 병행하며 공부를 하기로 했다. (이게 정말 타협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나 이러다가 대학원을 졸업할 수나 있을까, 생각이 드는데 부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치기를 바란다. 앞으로 10년, 20년 미래를 생각해서 당장의 고됨에 모든걸 놓아버리지 않기를..

 

10월 중순 개강이고, 그 전주에는 독일어 시험을 본다. 다음 한달은 시험에 온전히 집중해야만 한다. 앞으로는 독일어를 공부할 여유는 정말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음을 비우고, 독일어 공부에 더 집중해보기로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내일 20시에 독일어 과외선생님 수업을 예약했다. 다음 한달도, 나 자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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