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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디어 발표를 마쳤다. 열심히 준비했고, 결과는…대 성공. 존경하는 교수님이 너무 칭찬을 많이 해주신데다 우리 그룹은 상금도 받았으니 더할나위 없다. 나에 대해 A to Z 훌륭했고, ‘스타’ 라고까지 치켜세워주셨다. 워낙 훌륭한 강의 능력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으시는 분이기에 발표는 이제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감이 온다. 나의 색깔을 드러내면서도 전문지식을 가지고 충분히 분석했다는 신뢰감을 주는, 자신감 있는 발표.
어제는 문득, 도서관에서 갑자기 내 발표에 대해 몇 친구들이 칭찬해주었던 것이 생각나기도 했고, 화면이 망가져 깨나 오랫동안 안쓰고 있는 내 노트북에 타이핑을 하고싶어져서 오랜만에 맥북을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안쓰다 켜니 왠지 스크린에 쭉쭉 금이 간 영역이 더 커진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작업했던 소논문이 켜져있는 걸 보니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싶기도 하고.
그리곤 발표 때 받은 상금을 비상금 지갑에 넣어두려고 오랜만에 지갑을 꺼냈는데 그 안에서 전 짝꿍이 대충 적어놓은 쪽지를 보고야 말았다. 나는 끄적이는 걸 좋아해서 기회만 있으면 어디에든 쪽지를 적어주었고 그는 그걸 다 모아서 냉장고에 붙여놓았었는데. 내가 그렇게 닥달해도 안써줬던 편지, 독일에서 출국하는 날 몰래 몇글자 적어놓았던 것이다.
이만 버려야할텐데 잠시 생각했다가,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아서 그냥 다시 잘 접어서 넣어놓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여전히 그의 흔적은 많다. 그의 아파트 집 열쇠, 분신처럼 생각하라는 작은 장난감들. 돌려줘야 할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다시 넣어두었다.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하지만 눈에 조금 덜 띄도록 안속 깊숙이.
지난주에도 그가 잘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썼는데 이번주에도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되다니. 사실 오늘도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의 퇴근길 버스정류장까지 마중나와 나를 기다리던 그의 모습, 그를 향해 달려가던 내 모습을 떠올렸고 그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미 내린 결정이고 나의 선택을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그의 엄마로부터 종종 메세지가 오는데, 아직까지도 엄마에게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지를 않는단다. 그 이야기를 듣곤 내심 기뻤다. 나의 이기심은 다시 불현듯 작동해, 이제는 그가 더 추진력을 가지고 나와 함께할 수 있도록, 독일에 올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기를 바랐다.
하지만 왠지… 조만간 나의 물건들이 택배로 우리집에 도착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음을 굳게 먹고 내 물건들을 모두 정리했을 것 같다. 내가 택배를 받을 때 즈음엔,그 땐 그도 엄마에게 이제 우리 사이는 끝이라는 걸 털어놓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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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오늘도 꾸준히 가고있는 필라테스 수업에 다녀왔다. 수업이 끝나면 원래 항상 가던 카페 대신 다른곳을 도전해보고 싶어서 주변을 서성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도서관 주변 베이커리로 와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서 자리로 왔다. 일요일엔 운동 후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주간 회고도 한 다음 도서관에 오면 자리가 없을 정도인데 오늘은 수업 후 비교적 바로 오니 생각보다 자리가 많다. 다들 점심 전후로 해서 우르르 몰려오는 것 같다. 앞으로도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서 도서관으로 오도록 해야겠다.
다음주 금요일엔 네트워크 과목 시험이 있고, 시험 후엔 나에게 집요하게 연락을 주신 교수님과 커피챗을 하기로 했다. (커피를 안마신다고 하셨으니 티 챗..?) 공부하다 잡생각이 들때면 종종 떠오르는데, 솔직하게 대화를 해보아야겠다. 그분의 전공은 전자전자공학이고, 나는 이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지만 뭐라도 머릿속에 넣어놓으면 내가 에너지 산업에 종사하는 이상 큰 자산이 될 것같아서 (그 교수님께서 혹시나 본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제안을 주신다면) 덜컥 참여해도 되는것일지 고민이 많이 된다. 아무튼 이번 시험 과목에 대해 잘 아는 게 시작점이 될테니 적어도 교수님과 대화할 때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보아야 겠다.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사실 조금 압도되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일단은 해봐야지. 오늘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훑고 요약정리를 이미 시작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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