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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주차 회고 | 그냥 성공한 여자로 살래

일상/회고

by 띠용- 2025. 1. 25.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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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그것도 생일날. 이미 깨나 쌓여있던 불만들 때문인지 촉발제가 나타나니 사소한 말다툼은 거대한 불씨가 되어 우리는 불같이 화를 내고 싸우다 결국 끝을 냈다. 감정적으로 화를 냈던 부분에 대해 남자친구에게 내가 먼저 사과를 하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그에게 시간을 주고, 이튿날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저녁 식사를 제안했지만 이미 약속이 있다며 칼같이 거절하는 그에게 “네 생각을 공유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아무 말도 하고싶지 않다고 해서 그냥 거기서 멈췄다. 그런데 몇 시간 뒤, “네가 정 그렇게 말하라고 해서 말하는건데 난 진짜 실망했고 네가 받는 사람 입장에서 네 메세지 좀 읽어봐. 그럼 이만 더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으니 나좀 내버려 둬.” 라고 왔길래, 애써서 답장 줘서 고맙고 더이상 귀찮게 연락 안할테니 걱정 말라고, 잘 지내라고 하고 끝을 내버렸다. 그의 집에 있는 내 물건들도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 없고 그냥 버려달라고 했다. 그러니 “네가 끝내자 한거지? 그래 안녕” 하길래 끝까지 본인 탓으로 만들기 싫어하는 구나 싶어 진절머리가 났다. 내 생각은 충분히 전달했는데 그게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하지, 무작정 실망스러우며 말하고 싶지 않다는 말만 하는데 더이상 대화가 불가능했다.

나도 어렸을 땐 화가 나면 아무말도 못하는 성격이었고, 그래서 당시의 남자친구가 나를 보며 많이 답답해 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반대의 입장이 되어보니 이런 성격이 얼마나 답답한지를 알겠다. 짜증이 아니라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말을 해주어야 상황을 납득을 하고, 개선할 부분을 찾아서 함께 노력해갈텐데 그런 도움을 주질 않으니 벽에다 대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도무지 이야길 하지 않아서 답장 없으면 우리 헤어지는 걸로 하자니 협박하지 말란다. 그냥 기다리라는데, “얼마나 기다려줘야 하냐”고 물으니 닥달하지도 말란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고 하고… 그럼 나는 얼마나 오래 기다리라는 건지. 무작정 실망했다는 말이 대화인건지,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이고 무얼 기대했는데 안돼서 뭐가 실망이라는건지. 공부 많이 하라는데 이런 상황에 내가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건지. 의사소통이 그의 최고 강점이라고 믿었건만, 전혀 아니었다. 우리 둘은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봤을 때 좋은 사람들이었다.

원래 주간 회고는 일요일에 쓰지만 이런 상황에 공부가 손에 안잡혀서 금요일 오후에 주저리 주저리 글을 쓰는 중이다. (그리고도 머릿속이 복잡해거 저녁 먹고 드럭스토어 한바퀴를 또 돌고와서 추가적으로 글을 쓴다). 한 시간이 아까워서 그에게 그렇게 화를 냈는데, 그와 헤어진 후 나는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집중을 못하고 있다. 이기적이게도, ‘그냥 바쁜거 끝날 때까진 마음에 아무런 동요가 일어나지 않게 그대로 맞춰줄걸’ 싶다가도, 이미 끝이 날 인연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끝이 난 것이니 미련 가질 필요 없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게된다.

그는 나보다 열 다섯살이 많지만, 나보다 에너지가 넘치는 밝은 사람이다. 한편 그에게 있어 일이란 우선순위가 한참이나 떨어지는 것이라는 점, 행동이 매우 느리고 산만한 것, 시간 감각이 둔한 것, 야행성 생활리듬 등은 나와 정 반대라서 지금껏 그와의 일정을 조율함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 그걸 잘 소통하는 법을 갈고 닦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내가 괜히 섣불리 결론을 지어버렸나 싶으면서도 사실 여태까지 질질 끌고 왔던 것도 나이기에, 내가 붙잡지 않으면 그는 내가 없어도 행복할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다시 연락할 수 없도록 나는 그의 모든 흔적을 내 휴대폰에서 지웠다.

그래도 모든 연애에서는 배우는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느낀 것들을 정리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이미 끝난 것 돌이켜봐야 이득될 게 없으니, 앞으로 새길 것만 남기고, 나에게 중요한 것에 집중하면 된다.

1. 모든 것에 자기 자신이 우선이고, 주변을 신경쓰지 않는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건강하게 먹고, 많이 웃는다.
가장 본받고 싶었던 부분이다. 어찌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의 근원인 것 같기도 하다.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고, 내 인생을 우선시 하는 삶.

2. 포스트잇에 항상 무언가를 적는다. 그런데… 항상 시간에 쫓기고, 약속 시간에 늦고, 기한 내에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기록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항상 시간에 쫓기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면서도 행동이 굼뜨고 산만해서 빠른 시간안에 많은 일을 처리하지를 못한다. 또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설거지 하나를 하는데도 몇번을 닦고 닦고 또 닦는지 모른다. 그걸 보면서 어떤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일에 완벽할 필요는 없으며, 계획하는 것보다 행동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하게 되었다.

3.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좋은 퀄리티의 물건들을 사용한다.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나만 쓰는 물건들에 대해서도 좋은 퀄리티의 제품을 사용하고, 침구도 항상 다리미질 까지 해서 호텔 침대처럼 정리정돈을 하는게 좋아 보여 닮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시험을 보고 논문을 제출하고 나면 나도 소파베드를 치우고, 침대를 들여놓으려고 한다.

4. 나이 든다고 성숙한 건 아니다. 고집만 늘어날 수 있다.
나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다. 나보다 연장자이고 경험이 많으니 많은 것들에 대해 자기가 보고 겪은 것을 이야기 해주어서 큰 힘이 되었었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감정적인 상황이 도래했을 때 그는 그의 고집을 꺾지를 않아서 나와 자주 부딪쳤다. “내 말이 듣고 싶기는 해” 라는 말을 내가 자주 할만큼, 그는 본인 이야기만 했다.

5. 나에게 조금 더 투자하길 바랐다.
속물같은 부분인데, 나는 그가 나보다 열다섯살이나 많으니, 조금 더 투자해줬으면 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초콜렛을 주는걸 보면서 사실 마음이 좀 상했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와선 공책을 선물해줬는데 그것도 마음이 상했다. 차라리 아무것도 주지를 말지 싶은 선물들… 레스토랑을 자주 가진 않았지만 그것도 내가 낸게 반 이상이었다. 몇백만원 짜리 자전거를 두대나 사면서, 비싼 옷을 일주일이 멀다하고 새로 사대면서, 그러면서 돈이 없어 큰일 났다고 밥 먹듯이 농담을 하며, 나에게 주는 것들은 웃음이 나올만큼 사소한 것들이었다. 나름 귀엽다고 생각은 했지만, 솔직히, 서운했다.

그래서 이번 생일에도 별 기대를 안했다. 기대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그러지 않으려고 했다. 내 생일 계획인 “기한 내 할일” 마저도 해내지 못해서 언제 어디서 만나는지 말을 못해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마음에 드는 하루를 보내려고 친구와 커피를 마시고 운동을 예약했다. 언제 어디서 만나냐고 며칠 동안을 물었는데 비밀이라고 하더니만, 그는 8시에 만나자는 말을 그 당일 6시가 넘어서야 해줬다. 준비하고 7시 반에 본인이 이야기하는 장소로 택시를 타고 오라는데, 왜 장소는 굳이 또 7시 반에 이야기해주는 것이며 왜 비도 오는데 차 막히는 시간에 택시로 가야하는지도 당최 이해가 안되었다. 덕분에 내가 생각했던 일정이 잔뜩 꼬여버려서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하다가 싸움이 난게 이별 사유였다.

의사소통 이슈로 싸운 게 한 두번이 아니기도 하고, 사실 열다섯살의 나이차를 극복할 만큼의 대단한 사랑도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냥 마음을 접으려고 한다. 이리 말하기엔 생각보다 내 마음이 큰지 마음이 시리지만. 이정도 싸움 쯤이야 우린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내가 먼저 손을 건넸는데, 아주 매몰차게 거절하며 더 이상 연락하면 내 번호를 차단하겠다니… 그냥 그렇게 두려고 한다.

차라리 잘됐고, 나 잘되라고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웃기지만 이게 생일선물이었던 거다. 잔인하지만, 내 인생에 도움 안되니까 걸러준거다. 내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는 것이 싫어서 그냥 두었을 이 관계를 단칼에 잘라 주신거다. 시험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고 공부할 것은 산더미이니 이제 나는 시험에 집중하고, 시험 잘 보고, 석사 졸업 해서 그 사람보다 더 잘 먹고 잘 살거다. 더 잘 벌어서, 더 똑똑하고 잘 나가는 사람들과 일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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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인 채로 겨우 일어나서 다음날 출근을 하려니 죽을 맛이었다. 전날 3시가 다되어 잠든 탓에 피로하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시달리고 나니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었다. 겨우겨우 지친 몸을 끌고 출근을 했는데, 자리에 연두색 편지봉투가 놓여있었다. 그건 다른 도시에 사는 동료가 생일 축하한다고 편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걸 보고 그 힘으로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 동시에 “나 잘 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 같아서 고마웠다. 이대로 열심히 살면 되는거구나 싶어서, 내가 잘못한게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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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며칠 전에 배우 송혜교의 브이로그가 유튜브에 올라와서 큰 화제가 되었었는데, 나도 그걸 보곤 완전히 감탄을 했더란다. 40대의 그녀는 얼마나 아름답고, 도도하던지… 나도 저렇게 성공한 아름다운 여성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절로 했다. 자기 관리를 놓지 않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 결과물인 것 같아서 나도 본받아야겠다 생각했다. 나의 방식으로, 매일을 열심히 살다보면 나중에 남들에게 본보기가 될만한 사람이 될거라고 믿는다.

유기견 보호소에 기증할 목적으로 노래도 하나 발매를 했던데, 그 감성과 멜로디, 목소리가 참 좋아서 몇십번은 반복해서 들었다. 이 사진은 친하게 지내는 배우 수지가 옆에서 찍어준거라고 하던데, 이 사진 그대로 앨범 커버에도 실려있었다.

배우 송중기와의 결혼이 발표되었을 때, 그리고 이혼이 발표되었을 때, 대중들은 송혜교를 향해서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을 많이 보았다. 남자들을 홀리고 다니는 여우이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이번 브이로그에서 특히 오랜 인연들이 주변에 많은 것을 보여주면서 눈에 띄는 점은, 대부분의 댓글이 그녀를 ’진국’이라고 찬양한다는 점이었다. 그야말로 칭찬 수준이 아니라 여신을 찬양하는 것 같았다.

진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녀의 아름다움과 성공은 부정할 수 없기에, 그 것들은 배우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씁쓸하지만 더 큰 불행이 아니라는 점에 감사한다. 크게 보면 선물이라는 이 상황이, 웃기고 감사하다. 내 삶을 더 열심히 갈고 닦아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자산 파트 4과목의 오답노트 정리를 마무리 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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