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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학교 교양 과목 중 한가지에 목, 금, 토 수업 & 발표가 있었던 지라, 팀플과 발표 준비에 나름 시간을 썼다. 그래도 여태 학교 생활을 하면서 누구와 가장 잘 맞는지를 파악을 했기 때문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조를 꾸려서 발표를 한 덕분에, 준비 부터 발표까지 불편함 없이 즐겁게 마무리 할 수 있어 감사했다.
목요일엔 퀴즈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휴가를 하루 내고 수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나에게 우선순위는 자격증 공부이니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싶지 않아서, 수업 시간 도중에 우리 조를 위한 파워포인트 양식에, 내 발표 부분 슬라이드를 모두 만들었다. 금요일 수업 도중엔 (내가 목요일에 갑자기 휴가를 내고 나와버렸으니) 주 중에 급히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처리했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시험 발표를 해보았는데, 열심히 듣고는 실무에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코멘트를 해주어서 새로운 관점에서 내용을 소화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인사이트를 주는 그가 참 좋았다.
그렇게 토요일 오전부터 모든 조가 발표를 마치고, 1시쯤 되어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사실 목요일, 금요일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미 여러명의 친구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많은 것들이 정해진 것 같았고,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대해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친구도, “어쩔 수 없다”는 친구도, “슬프다”는 친구도 있었다. 지난 연말 파티 때 대화를 하면서 풀타임 직업을 구하는 데 애를 먹는 것을 보았기에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 한달 여가 지난 지금 시점에 벌써 결론을 지어버린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앞으로 몇 달 내에 또 많은 결론들이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독일도 경기가 많이 좋지 않은 데다 우리가 몸담은 에너지 업계는 취업 시장이 꽁꽁 얼어버린 탓에 주변에서 자주 들리는 소식은 대량 해고, 인력 축소 같은 내용들이다보니 이제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하는 타이밍이 좋지는 않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저 친구들은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내가 참 부럽겠다 싶으면서도, 이제 또 남겨지는 건 나 뿐이구나 싶어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이민자를 배척하는 움직임, 꽁꽁 얼어붙은 경제, 취업시장… 정말 똑똑하고 성실한 친구들이 많은데, 외국인으로써 외국에 발 붙이고 사는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 이상 마음을 쏟아봐야 남겨지는 건 나 뿐이라는 마음 때문에, 애정하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망설여졌다. 점심을 먹으러 가자는 친구들 이야기에,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같이 간 무리 중에 이미 영국에서 일자리를 구해 일을 하고 있는 친구가, 본인은 꿈의 직업을 갖게 되어 행복하고 살고 있는 장소도 마음에 들고 어쩌고 한껏 들떠 이야기하기에 참 미웠다. 지금 이 친구들이 어떤 상황인지 본인이 모르지 않을텐데, 굳이 그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이 사람들에게? 러시아 친구이고 나도 러시아에 대한 애정이 있으니 종종 사적인 대화도 나누곤 했었는데, 이번 주에 본 그 친구 모습으로는 더이상 굳이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졌다.
아무튼 점심을 먹고, 모두가 비어 가르텐으로 장소를 옮기는데 나는 해야할일이 있다고 혼자 그 자리를 떠났다. 사실 그 날 발표한다고 좀 꾸미고 나왔고, 중국 쇼핑몰에서 구매한 가방을 새로 개시한 날이었는데, 개시한 그 당일날에 손잡이가 모두 뜯어져 버리는 사태가 발생해서 (!!!) 대체할 만한 가방을 구입할 생각이었다. 몰에 가서 한참을 구경하다 다행히 합리적인 가격에 마음에 드는 가방을 구매했고, 손잡이가 다 뜯어진 새 가방은 그 자리에서 버려버렸다.
쇼핑한다고 시간을 조금 썼을 뿐인데 이제 다른 친구들을 만나러 갈 시간이 되어서 이동했다. 만나기로 한 친구의 집은 거리가 꽤 돼서 한시간 가량 이동해야 했기에 이동하면서 새 가방에 넣어놓은 책을 읽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갔다. 5시 15분 쯤 되어 만나기로 한 네 명 모두가 모였는데, 밤 12시 반까지 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해산했다. 분기에 한두번 정도 꾸준하게 만나고 있는 친구들인데 볼 때마다 즐겁고 편안한 친구들이다. 이번엔 그 중에 한명이, 6년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고, 한 명은 조만간 장소를 옮길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고, 한 명은 10년이 넘은 단짝친구와 싸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학교 친구들을 통해 느낀 감정을 이야기 했고, 우리 모두의 결론은 “영원한 건 없다” 였다.
영원한 건 없다.
당연하지만, 애써 모른척 지나치는 것. 나에겐 예외가 적용되기를 바라는 것. 그래서 그 어떤 것 보다도, 나 홀로 잘 살아가는 게 인생의 중요한 목표인 것인데 우리는 이 사람이 나와 영원할 것이라 믿고, 지금 누리는 나의 자유가 영원할 것이라 믿는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를 주는 가족에게 고마웠고, 큰 다툼 없이 항상 서로를 존중하는 나의 소중한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도,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슬프지만 사실이고, 그러니까 지금 그들이 더 소중해지는 것이다.
한편 지난 연말에 한국에 다녀온 두 명의 친구들이 입을 모아, 이제 더이상 한국은 답답해서 살 수가 없겠다고, 일주일이 지나자 얼른 베를린 “내 집”으로 가고 싶다는 말을 하기에 나도 이제는 지금의 삶에 익숙해져버렸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접하는 한국은 매체를 통한 것이다 보니 이제 많은 것들이 변해가겠지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모든 것들이 예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그 친구들 말에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뭐가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내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일 뿐… 세상이 변해도, 나는 나의 가치를 올리고 있다가,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곳으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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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오늘은, 이번 주간에 못 잔 잠을 충분히 자고 싶어서 어제 2시쯤 잠이 들어 알람도 켜지 않고 숙면을 취했더니 11시 반이 되어서야 눈이 떠졌다. 뜨뜻한 온수매트에 누워서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싶었지만 이만큼 잠도 잤겠다 움직여야 한다는 걸 알기에 일단 샤워를 했다. 그리고 운동을 갔다가, 오늘은 몸에 좋은 걸 챙겨먹고 싶어서 비싼 샐러드 볼을 시켰다. 이번주 내내 왠지 아보카도가 먹고 싶어서 선택한 메뉴였는데, 음식이 나오고 나서 보니 아보카도가 안보여 ‘혹시 여기 아보카도 들어간 거 맞아요?’ 물으니 죄송하다고 빼먹은 아보카도를 넣어주었다. 커피도 함께 주문해서 마시고 나니 이제야 정신이 좀 든다.
이번 한 주도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 생활도 하고, 일도 하고, 내 루틴도 꾸준히 지켰다. 그리고 이번달부터는 아이패드 다이어리에 매일매일의 공부 인증과 함께 간단한 기록을 남겨두고 있는데, 칸이 한칸한칸 채워질 때마다 또 새로운 성취감이 들어서 만족스럽다. 이제 커피 마저 마시고, 정리하기로 했던 오답노트 잘 기록하고, 도서관에 가서 할 일들 마무리 해야겠다. 저녁엔 남자친구와 만나기로 했는데, 함께 강아지 산책 시키고 들어와서 보다 만 영화를 보려고 한다.
이정도면 2주차 초심 지키기 괜찮았다. 다음주도 놓지 않고 열심히, 잘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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