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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주차 회고 | 점점 혼자가 좋아지는 나

일상/회고

by 띠용- 2025. 1. 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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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회식, 줄줄이 잡혀버린 개인 약속들, 학교 수업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와중에, 준비중인 시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카톡 방에서 지난번 기수 시험에 실패해서 재시험에 도전 중이라든지, 아님 반대로 연습 문제를 풀고있는데 엄청나게 높은 점수가 나온다든지 하는 이야기들이 오가서, 이제 시험을 한달여 앞두고 모두가 박차를 가하고 있을거란 생각에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모든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최대한 공부 일정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는데, 남자친구와 느긋하게 브런치를 즐기고 피로에 찌들어 전기장판에 앉아 주간회고를 쓰고있다…

사실 어제 오늘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다. 친구들과는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과는 데이트다운 데이트는 하지 않는 내가 서운하다는 그의 말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토요일 저녁을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맛있는 저녁을 먹고 칵테일 바에서 맛있는 칵테일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먹은 시간은 7시, 칵테일 바로 이동한건 9시 반이 넘은 시간이었고, 칵테일 바에서 이야기하는데 이미 나는 피곤함을 느꼈다. 그래서 11시 쯤 된 시각, 이만 들어가자고 했고, 12시가 다 되어 그의 집에 도착했다. 이제 좀 따뜻하게 쉬어야겠다 생각할 무렵, 강아지 산책시키러 가자는 그의 말에 그만 짜증이 확 났다.

완전히 야행성이고, 만사에 느긋함이 철철 넘치며, 약속에 늦기 일쑤인 그는 나와 거의 정반대 성향인데 그 와중에 추위도 거의 타지 않아서 눈이오나 비가오나 그의 강아지와 산책을 매일매일 한시간 이상 해주어야 한다. 강아지도 나이가 있어서, 아마 10년이 넘게 지켜온 루틴일테니 사실 그가 원래 하던대로 하는게 맞는데, 내 입장에선 5분만 밖에 있어도 추워 죽겠는데 한시간 넘게 빠른 걸음도 아니고 종종 거리며 (할아버지가 된 강아지는 걸음이 아주아주 느리고 앞으로 가는게 아니라 앞 뒤 좌우 양옆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내 남자친구는 그걸 가만히 둔다…) 추위를 온몸으로 맞고 있자니 죽을 맛이었다. 내가 추위를 많이 타는걸 알아서 본인 옷까지 나를 입히고 나온 마당에, 짜증을 내면 그걸 놀림거리로 삼는게 싫어서 아무말 없이 꾸역꾸역 같이 걷는데, 당장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혼이 났다. 졸음이 오는 걸 꾹 참고 아무말 없이 터덜터덜 걸었다.

그렇게 집에 돌아오니 1시가 넘은 시간. 평소보다 빨리 돌아왔다고 좋아하는 그를 보며 한숨이 났다. 그렇게 좀비처럼 씻고 나와 누웠는데, 여전히 설거지며 빨래며 할일이 남은 그. 물소리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에 나는 이불 깊숙이 파묻혀 2시가 다되어 잠이 들수 있었다. 잠이 들기까지 내 머릿속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내일 빨리 일어나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뿐이었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기 전에 그래도 체력은 충전해야한다는 생각에 모자란 잠은 보충하는 편인데, 아침에 눈을 뜨니 9시였다. 그래도 오늘 밀린 할일들을 할 수 있겠다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매일 습관처럼 하는 것들을 하고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마침 시험 주최기관에서 진행한 Q&A 녹화본이 와있었다는 걸 깨닫곤 혼자 그걸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직 숙면중인 그가 깰까봐 화장실에 있었더니 추워져서 이만 안방으로 들어갔는데 그도 잠이 깨있었다. 그래서 씻고, 준비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유난히 날이 좋아 즐거운 마음으로 브런치를 먹으러 향했다.

브런치를 먹으면서도 사실 약간의 언쟁이 있었지만… 나름 즐겁게 대화를 하고, 1시반 쯤 되어 집에 돌아왔다. 온 몸이 으슬으슬 추워서 집에 오자마자 전기장판을 켜고 책을 보다가, 베프와 통화하면서 나의 고충을 실컷 털어놓았다. 역시 완전 내 편 들어주는 내 친구 덕에 힘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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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학교에선 요상한 일이 있었다. 갑자기 학생 직원이 나한테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다며 주니어 학생을 데려왔는데, 그 학생이 대뜸 작년 경제학 시험에 뭐가 나오냐고 묻는 것이다. 통성명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그리 물으니 당황스러웠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생각나는대로 선택형 문제와 주관식 문제가 있었고, 주관식 문제에 어떤 계산문제가 나왔었다고 이야기하니, 각각 몇문제였냐고 물었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15문제 정도 됐던것 같다고 하니, 이번엔 뭐가 계산문제에 나왔냐고 물었다. 그래서 설명을 해주니, 본인은 당최 이게 왜 중요한지 모르겠고 챗지피티에 물어도 다른 설명을 준단다. 그래서 “이건 경제학의 기본적인 개념이라고 알고 있고, 챗지피티가 다른 답을 준건 질문이 잘못되었거나 디렉션이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해답을 봐도 이해가 안된다면 왜 이 공식이 적용되는지 이해를 못한것이니, 여기 여기 개념을 다시한번 숙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더니, 이번엔 내 강의 노트가 있냐고 물었다. 있다고 했더니 달란다. 한국어라고 했더니 디지털인지 종이인지 묻는다. 디지털이라니 ‘아쉽지만 그래도 구글 번역기 돌려보게 좀 달라‘고 한다.

어이가 없어서 ’내가 그걸 왜 너에게 줘야하냐‘고 물었더니 조용하더니, 왓츠앱 번호를 알려달란다. 그래서 ’싫다. 내 번호 주면 시험문제만 물을 것 같은데 더이상 답해줄 말이 없다.‘ 고 말했다. 그제서야 알겠다며 내 이름을 묻더니(?) 조용히 나갔다.

앞에 조용히 앉아있던 학생직원이 나도 너처럼 딱 잘라 거절해야 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지만 나도 막상 대놓고 말을 해버리니 마음이 불편했다. 나름 친절하게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대뜸 본인이 원하는 것만 무작정 요구하니 어처구니가 없어서 속마음이 튀어나왔다. 한편으론 ’나는 이렇게 나의 바운더리를 지키는 사람’ 또는 ’할 말은 하는 사람’ 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기도 했다. 본인이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놓고선 동기들에게 얼마나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놓을지 모르겠지만 별로 상관 없다. 어차피 내가 잘나가면 사람은 붙게 되어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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