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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주차 회고 | 매일 매일이 아트

일상/회고

by 띠용- 2024. 3. 25.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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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간 금요일. 공항으로 바래다주곤 시간 맞춰 집에 와서 허둥지둥 밥을 챙겨먹고 면접을 봤다.

꿈의 기업. 이름을 들을 때마다 저기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기업인데 면접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했다. 그리고 기대감에 부풀어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음에, 지금 회사로부터 새로운 탈출구를 찾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간만에 설렌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지만 기나긴 터널 끝에 한줄기 빛같은 존재… 제발, 제발,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정신없이 면접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니 허전했다. 아무래도 긴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낸 것이 오랜만이다 보니 더더욱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서 텅빈 나의 집이 어색했다.
그래서 4년동안 미뤄온 연말정산을 드디어 마무리하고, 친구를 만나고, 서점에 가고, 미술관에 가서 나에게 우울한 틈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이것저것 읽고 보고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 뒤 또 다른 이것저것을 쓰고 타이핑하는 일요일 저녁. 머릿속에 떠나니는 생각을 나열해본다.

  • 갖고싶은 게 생겼다. 제대로 된 침대, 워크 스테이션, 블루투스 스피커, 널찍한 내 공간. 오늘의 집 어플과 핀터레스트를 보면서 나는 어떤 공간을 갖고싶은지 아이디어를 탐닉하고 있다. 그러다가 해외 생활을 6-7년 하다 한국에 돌아와 드디어 안정적인 공간에서 인테리어를 도전했다는 두 사람의 문구가 마음에 꽂혔다. 내 공간을 꾸민다는 것은 해외 생활자에게 사치인걸까? 아님 더 나은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나의 끈질긴 성질일까.
  • 수잔 손탁의 일기와 어록들이 기억에 남는다. 솔직하고, 거침없고, 명료한 스타일을 닮고싶다. 그녀의 일기가 기록된 책을 사고싶었지만 잔뜩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이 많아서 우선 읽던 책들 다 읽고 구입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 매일이 아트라는 베를린 미술관의 큐레이션 문구를 봤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조를 설명하기 위함이었는데, 함께 전시되어있던 프로파간다 포스터들과 연관해 생각해보니 “나의 매일매일을 포스터로 만든다면 그것도 어쩜 소소한 아트가 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나의 일상도 아트가 될 수 있음을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이로써 조금 더 멀찍이 나를 바라보는 연습, 그러니 모든 스트레스로부터 초연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 많은 예술가들에게 존재 그 자체로 영감을 준 아티스트 Josephine Baker, 그녀처럼 나의 인생과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뮤즈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직장과 환경을 바꾸고 싶다. 변화하고 싶다. 이렇게 변화를 갈구하는 내가 이상한건가 싶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스물아홉땐 본인들도 그랬단다. 직장을 옮기거나 거주지를 옮기거나… 사랑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든 커리어 전환을 시도했기 때문이든 여러가지 이유로 그들의 인생에도 변화가 있었단다. 그 이야길 듣고 이 시기는 원래 그런가보다 싶어 나는 위안을 얻었다.
  • 내 인생을 엑셀 표로 정리해야겠다. 주간 회고를 시작한 2022년 말부턴 수월하게 정리할 수 있을텐데 그 이전은 사진을 시간순서대로 뒤적여보아야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20대가 가기 전에, 부활절 연휴에 마무리해야지 마음먹어본다. 사진 저장공간이 곧 정리이지 뭐, 인스타그램이 보관소이지 뭐 하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진짜로 그렇게 엑셀표로 정리해둔 친구를 보니 그게 그렇게 멋졌다. 내가 해온 여러가지 경험을 곱씹어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끊임없이 다듬어가기 위해선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될 것 같다.
  • 연말정산을 하면서 독일에 온 2020년부터 지금까지의 지출내역과 주요 서류들을 살펴보다 보니 일종의 회고가 되었다. 그동안 별일 없었던 것 같으면서도 나는 많이 성장했구나 싶어 스스로가 대견했다. 나를 채찍질만 할 것이 아니라 기특하게 생각하고 더 아껴줘야겠다.



어제부로 휴가를 마치고, 원래 해왔던 스터디도 복귀했다. 3월 말이면 2024년의 첫번째 분기도 끝이 난다. 다음 주 한 주 열심히 일하고,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4일 연휴에는 그동안의 내 인생 회고, 그리고 이번 분기 회고를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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